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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취미 소설쓰기 신화재해처리반
    • EPISODE 2. 거대한 뱀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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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인장
      • 16시간 전 2025.09.16 - 01:16 8

    사이렌 소리는 점차 의미를 잃어갔다.

    세상의 종말이라도 닥친 듯 울부짖는 경보음은 더 이상 위기감을 고조시키지 못했다. 이미 현실이 그 소리를 아득히 초월해버렸기 때문이다.

    한지한은 MDRT 특수기동차량의 방탄유리에 이마를 기댄 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풍경을 무감각하게 응시했다. 밤의 장막이 내린 도시는 죽은 듯 고요했다. 간간이 보이는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넋을 잃고 있었다.

    한강.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 그곳에서부터 비현실적인 냉기가 도시 전체를 잠식하고 있었다. 차량 내부의 최첨단 공조 장치가 쉴 새 없이 열기를 뿜어냈지만, 등골을 타고 오르는 서늘함은 가시지 않았다.

    “젠장, 7분 만에 영하 20도라고?”

    운전대를 잡은 요원이 경악하며 중얼거렸다. 계기판의 외부 온도계 수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9월의 서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기온이었다.

    지한은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낡은 카세트 플레이어의 서글픈 독백이 희미한 잔향처럼 맴돌았다. 부작용으로 인한 감정 오염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그 위에 새로운 재해의 정보가 겹쳐지자 뇌수가 들끓는 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요르문간드.’

    북유럽 신화 속, 미드가르드를 한 바퀴 감고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다는 거대한 뱀. 세상의 종말, 라그나로크의 도화선이 되는 존재.

    츠쿠모가미 따위와는 비교조차 실례인, 그야말로 ‘신화’ 그 자체였다. 그런 것이 어째서 머나먼 스칸디나비아반도가 아닌 이 한반도의 서울에 강림했단 말인가.

    ‘이유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나.’

    결국 벌어진 일이고, 자신은 그것을 처리해야만 한다. 언제나처럼. 지긋지긋한 운명이었다.

    차량이 급정거하며 지한의 상념을 깨뜨렸다. 문이 열리자, 뼈를 에는 듯한 칼바람이 안으로 휘몰아쳤다.

    “알파 팀, 현장 도착했습니다!”

    요원의 외침에 지한은 말없이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차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한강이 얼어붙어 있었다.

    강변의 잔디밭부터 시작된 두꺼운 빙하는 강 전체를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바꿔버렸다. 유람선과 오리배는 빙하 시대의 화석처럼 얼음 속에 박제되었고, 강철로 된 다리의 교각은 위태로운 비명을 지르며 얼어붙은 수면에 처박혀 있었다. 달빛을 받아 서늘하게 빛나는 얼음의 표면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비늘처럼 섬뜩한 광택을 뿜어냈다.

    이것은 자연 현상이 아니었다. 하나의 ‘의지’가 빚어낸 초현실적인 풍경. 신화가 현실을 침범하며 만들어낸 거대한 ‘서사 필드(Saga Field)’였다.

    “한지한 요원!”

    방호복을 입은 요원들 사이를 헤치고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지원팀장 이수연이었다. 그녀는 평소의 냉철함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지만, 하얗게 질린 입술과 가늘게 떨리는 눈가가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었다.

    “늦었군.”

    지한의 첫마디는 인사가 아닌 타박이었다.

    “…미안하게 됐어. 자네 도움이 필요할 줄은 몰랐으니까.”

    수연이 씁쓸하게 받아쳤다.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임시로 세워진 지휘 통제 텐트가 있었다. 텐트 안은 바깥의 냉기를 막기 위해 피워놓은 난로의 열기와 요원들의 긴장감으로 후끈했다.

    중앙 스크린에는 여러 대의 드론이 전송하는 현장 영상이 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면은 극심한 노이즈와 함께 ‘신호 없음’이라는 문구만 깜빡일 뿐이었다.

    “상황은?”

    지한이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하며 물었다.

    “최악이야.”

    수연이 태블릿 PC를 조작하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30분 전, 노르웨이 해상에서 최초 서사 반응 감지. 하지만 그건 교란이었어. 진짜 강림 지점은 여기, 한강이었지. 최초 대응팀이 고열화염방사기와 레이저 포를 동원해봤지만 소용없었어.”

    화면 하나가 재생되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시뻘건 화염 줄기가 얼어붙은 강을 향해 쏟아졌다. 하지만 녹아내리는 속도보다 다시 얼어붙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마치 상처를 즉시 회복하는 불사의 생물처럼.

    “얼음 자체가 단순한 물의 결빙 현상이 아니야. 서사의 힘이 현실의 물리법칙을 왜곡하고 있어. 일종의 ‘저주받은 얼음’인 셈이지.”

    “사상자는?”

    “접근했던 대응팀 1개 분대, 전원 동상으로 전투 불능. 너무 가까이 다가갔던 정찰 헬기 한 대는 원인 불명의 계기판 오류로 추락했어. 생존자는… 없어.”

    텐트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B급 재해였던 츠쿠모가미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 규모였다. 이것은 아직 전조 현상에 불과한데도.

    “본체는?”

    지한의 질문에 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식별 불가. 이 거대한 서사 필드 전체가 요르문간드의 영향권이지만, 어디에 핵이 있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아. 마치 강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뱀인 것처럼 느껴질 뿐이야.”

    그녀의 말에 지한은 코웃음을 쳤다.

    “뱀이 아니라, 뱀의 ‘이야기’겠지.”

    그는 텐트 밖으로 걸어 나갔다. 요원들이 경계와 경외가 뒤섞인 눈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저 남자만이 이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지한은 얼음이 시작되는 강변의 경계선 바로 앞에 섰다. 더 이상 다가가면 서리 거인의 하수인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위험한 거리였다.

    “위험합니다, 한 요원님!”

    한 요원이 외쳤지만, 지한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차가운 공기가 허파를 얼릴 듯 파고들었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다시 한번, 세상을 뒤트는 시간이었다.

    “하아.”

    깊은 심호흡과 함께 능력을 발동시켰다. ‘신화 서사 가시화.’

    순간, 세상의 소리가 멀어졌다. 눈꺼풀 너머로 보이던 흑백의 노이즈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사물과 공간을 구분하던 모든 경계가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경이롭고도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

    실. 무한에 가까운 서사의 실들이 그의 시야를 가득 메웠다.

    츠쿠모가미의 서사가 고작 수백 개의 실이 엉킨 ‘실타래’ 수준이었다면, 이것은 달랐다.

    이것은 ‘은하수’였다.

    수억, 수조 개의 이야기가 거대한 강을 이루어 흐르고 있었다. 각각의 실은 저마다 다른 신과 영웅, 괴물과 인간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아홉 개의 세계를 잇는 위그드라실의 서사, 신들의 왕 오딘의 지혜와 희생에 대한 서사, 교활한 신 로키의 배신과 계략에 대한 서사…

    수많은 북유럽 신화의 파편들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이루며 지한의 의식을 덮쳐왔다.

    “큭…!”

    예상했던 것이었지만, 정신을 꿰뚫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코에서 뜨거운 것이 흘러내렸다. 손으로 훔치자 시뻘건 피가 묻어 나왔다.

    이것은 그저 정보의 홍수가 아니었다. 인류의 집단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원초적인 ‘종말’에 대한 공포 그 자체였다.

    지한은 비틀거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눈을 부릅떴다. 이 거대한 서사의 폭풍 속에서, 요르문간드의 본류를 찾아야만 했다.

    그의 시선이 은하수의 중심을 향했다. 그곳에, 다른 모든 서사를 집어삼킬 듯 거대하고 압도적인 실이 존재했다.

    그것은 ‘실’이라고 부를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다. 세상을 휘감고도 남을 만큼 거대한 뱀의 형상을 한 서사의 격류였다.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흐름. 그 안에서 수많은 세계가 태어나고 소멸하는 환영이 보였다.

    [그르르르르….]

    서사의 뱀이 나직이 울었다. 그 울음은 소리가 아니었다. 이야기 그 자체였다. 세상을 집어삼키는 독기, 신들을 향한 증오, 그리고 모든 것을 끝내버릴 종말의 운명.

    ‘라그나로크(Ragnarök).’

    이 거대한 서사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을 인식하는 순간, 지한의 의식이 아찔해졌다. 거대한 이야기에 그의 자아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감각. 이대로 정신을 놓으면, 그는 ‘한지한’이 아닌 ‘라그나로크’라는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영원히 떠돌게 될 것이다.

    “정신 차려, 한지한…!”

    그는 스스로의 이름을 되뇌며 간신히 의식의 끈을 붙잡았다. 안된다. 이 서사는 너무나 거대하다. 츠쿠모가미처럼 근원을 찾아 파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거대한 뱀의 꼬리를 붙잡으려다 온몸이 통째로 삼켜질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길 수 없는 싸움인가? 이대로 서울이, 아니, 세계가 신화 속 종말의 무대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가?

    절망감이 그의 심장을 옥죄어 올 때였다.

    문득, 그의 시야 한구석에서 기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거대하고 완벽해 보이는 라그나로크의 서사.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유독 부자연스럽게 꿈틀거리는 지점이 있었다.

    마치 흠집 하나 없는 비단 위에 억지로 꿰매 붙인 조악한 헝겊 조각처럼.

    지한은 모든 정신을 그곳에 집중했다. 서사의 뱀, 요르문간드의 거대한 흐름이 현실 세계의 ‘한강’이라는 지점과 맞닿는 부분. 그곳에서 가느다란 실 하나가 위태롭게 뻗어 나와, 현실의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너무나 가늘고 미약해서, 라그나로크라는 거대한 태피스트리 전체에 비하면 먼지 한 톨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먼지 한 톨이 없었다면, 이 거대한 그림은 현실이라는 벽에 걸릴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래….’

    깨달음이 뇌리를 스쳤다.

    ‘이야기는 혼자 존재할 수 없어.’

    아무리 위대한 서사라도, 그것이 현실에 발현되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이야기가 뿌리내릴 땅. 신화가 기생할 숙주.

    라그나로크라는 거대한 서사를 현실에 ‘고정’시키는 못.

    “…앵커(Anchor).”

    지한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단어가 흘러나왔다.

    그래, 방법이 있었다. 거대한 뱀 자체를 상대할 필요는 없다. 놈이 현실에 발을 딛고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제1 앵커’를 찾아 파괴하면 된다.

    비록 임시방편에 불과할지라도,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그리고 최선의 수였다.

    “크헉!”

    한계에 달한 정신이 비명을 질렀다. 지한은 능력을 해제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시야가 붉게 명멸했고, 귓가에는 이명이 윙윙거렸다.

    “한지한!”

    그의 상태를 보고 놀란 수연과 요원들이 달려왔다.

    “괜찮아? 대체 뭘 본 거야!”

    수연이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외쳤다. 지한은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는 얼어붙은 강, 그 너머의 도시를 향해 희미하게 뻗어 나가는 서사의 실을 보았던 방향을 노려보며 말했다.

    “뱀과 싸울 필요는 없어.”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내며, 지한이 선언했다.

    “우리가 찾을 건… 이 거대한 저주를 현실에 붙잡아 매고 있는 첫 번째 ‘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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