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RCH

    통합검색
ivLog
    • Dark Mode
    • SINCE 2015
    • ivLog ivLog ivLog
      엉뚱함을 아이디어로

      아이디어를 현실로

      無에서 有까지
    •   SEARCH
    • 공지사항
    • 서비스 & 배포
      • ivViewer
      • QWER DNS
    • 일상&취미
      • 맛집탐방
      • 잡소리
      • 그림 & 사진
      • 소설쓰기
    • 정보
      • 새소식
      • 꿀팁
    • 마인크래프트
      • 화이트리스트
      • 서버지도
      • 자유게시판
    • Scroll Up
    • 깃허브
      포트폴리오
      디스코드
    • by OrangeDay
  • 일상&취미 소설쓰기
    • 일상&취미 소설쓰기 신화재해처리반
    • EPISODE 3. 라그나로크의 첫 번째 예언

    • Profile
      • 주인장
      • 14시간 전 14시간 전 5

    임시 지휘소 한편에 마련된 의료 텐트 안은 소독약 냄새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한지한은 간이침대에 걸터앉아 의료 요원이 건네는 지혈솜으로 코를 틀어막은 채였다. 찢어질 듯한 두통이 관자놀이를 쑤셨지만,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이 정도 고통은 그의 일상에 포함된 지긋지긋한 업무 비용일 뿐이었다.

    “닻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수연이 그의 바로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추궁하듯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희망보다 의구심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말 그대로야. 신화는 현실에 그냥 나타날 수 없어. 현실의 무언가를 붙잡고 강림하는 거지. 일종의 쐐기, 혹은 닻처럼.”

    지한은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설명했다.

    “우리가 본 거대한 얼음덩어리는 요르문간드의 본체가 아니야. 그저 본체의 힘이 앵커를 통해 흘러넘치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일 뿐이지. 저주받은 얼음을 아무리 녹여봤자,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으면 물은 계속 흘러나올 거야.”

    “수도꼭지… 그게 앵커란 말인가.”

    수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녀는 누구보다 한지한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설명은 언제나 상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그래. 그리고 그 앵커는 항상 해당 서사의 가장 본질적인 개념과 연결되어 있어. 츠쿠모가미의 경우엔 ‘오랜 시간 잊혀진 물건의 원념’이었고, 그 본질이 집약된 게 낡은 카세트 플레이어였지.”

    “그럼 요르문간드의 앵커는?”

    “아직 몰라.”

    지한의 단호한 대답에 수연의 미간이 좁혀졌다.

    “모른다니? 방금 그걸 찾아야 한다고…”

    “라그나로크의 서사는 너무 거대하고 복잡해. 잠깐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뇌가 타버릴 지경이었어. 앵커가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그게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는지는 더 깊이 들어가 봐야 알아.”

    더 깊이 들어간다는 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수연은 입을 다물었다. 방금 피를 쏟으며 쓰러졌던 남자가 다시 그 지옥 같은 정보의 바다로 뛰어들겠다는 소리였다.

    그때, 텐트 입구가 열리며 통신 담당 요원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팀장님! 본부와의 화상 연결입니다. 국장님께서 직접…”

    수연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 통신 장비가 설치된 지휘 텐트로 향했다. 지한도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대형 스크린에 근엄한 표정의 중년 남성이 나타났다. MDRT 한국지부의 총책임자, 박신우 국장이었다. 그의 옆으로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 팀장, 현장 상황 보고받았다. 알파 팀의 판단은 어떻게 되지?]

    “국장님, 한지한 요원의 분석에 따르면…”

    수연은 방금 지한에게 들었던 ‘앵커 이론’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스크린 너머의 책임자들은 회의적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작전부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앵커라고? 이 팀장, 지금 장난하는 건가! 국가 재난 사태에 그런 오컬트 같은 소리로 시간을 허비할 셈인가? 당장 중화기 부대를 투입해서 강 전체를 날려버려야…!]

    “불가능합니다.”

    지한이 차갑게 말을 잘랐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아까 말했잖나. 서사 필드 내에선 물리법칙이 왜곡된다고. 지금 한강에 핵폭탄을 떨어트려도 얼음은 증발하는 동시에 다시 얼어붙을 거다. 버섯구름 모양 빙하라도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지.”

    [그럼 자네 말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닻인지 뭔지를 찾을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란 건가!]

    “기다리라는 게 아니야. 찾아서 부수자는 거지.”

    [그게 어디 있는 줄 알고!]

    “지금부터 찾아낼 거다.”

    그 말을 끝으로 지한은 뒤돌아 다시 텐트 밖으로 향했다. 스크린 속 작전부장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저… 저 요원답지 못한 태도는 뭐지! 이수연 팀장!]

    “시간이 없습니다, 국장님.”

    수연은 국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단 10분만 주십시오. 10분 안에 앵커의 위치를 특정하지 못하면, 그땐 작전부의 의견에 따르겠습니다.”

    그녀는 지한의 능력이 단순한 ‘오컬트’가 아님을 지난 수년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불확실하지만 유일한 희망과, 확실하지만 무의미한 파멸. 그녀는 전자에 모든 것을 걸기로 결정했다.


    다시 강변에 선 지한은 얼어붙은 수면을 노려보았다.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다시 그 끔찍한 감각을 느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을 꺼내 알약 두 개를 물 없이 삼켰다. 의식을 강제로 각성시켜 정보 과부하로 인한 쇼크를 막아주는 약이었지만, 그만큼 몸에 가해지는 부담도 극심했다.

    ‘제기랄.’

    욕설을 삼키며, 그는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이번에는 단순한 노이즈의 폭풍이 아니었다. 그의 의식 자체가 거대한 서사의 은하수 한복판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우우우우우—!]

    세상을 옭아매는 거대한 늑대의 울음소리가 영혼을 할퀴었다. 어둠 속에서 산맥만 한 족쇄에 묶인 채 발버둥 치는 ‘펜리르’의 환영이 스쳐 지나갔다.

    [콰아아아아아—!]

    세상의 끝에서 타오르는 불꽃의 검이 하늘을 갈랐다. 모든 것을 재로 돌리는 거인 ‘수르트’가 종말의 때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라그나로크를 구성하는 무수한 종말의 파편들이 날카로운 유리 조각처럼 그의 정신을 헤집었다. 약효 덕분에 의식을 잃지는 않았지만, 고통은 몇 배로 증폭되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 모든 혼돈 속에서, 그는 오직 한 가닥의 실에만 집중했다.

    요르문간드의 본류에서 뻗어 나와 현실에 뿌리내리고 있는 가느다란 실.

    ‘앵커’의 연결선이었다.

    그는 의식의 손을 뻗어 그 실을 붙잡았다. 그리고 실이 이끄는 대로, 서사의 격류를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통으로 무뎌진 감각 속에서, 마침내 그는 실의 근원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소리’가 있었다.

    아니, 그것은 태초의 ‘언어’이자, 하나의 ‘법칙’이었다.

    [세계를 얼리는 뱀의 첫 숨결이, 인간들의 가장 높은 탑에 닿으리라.]

    [그곳에서 핌불베트르의 겨울이 시작되고, 아홉 세계의 종말이 싹트리라.]

    ‘예언’이었다.

    요르문간드가 현실에 강림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자 명분.

    이 재해의 시작을 알리는, 라그나로크의 첫 번째 예언.

    ‘인간들의 가장 높은 탑…’

    그 문장을 인식하는 순간, 지한의 뇌리에 서울의 풍경 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도시의 심장부에 우뚝 솟아, 밤낮으로 서울을 내려다보는 단 하나의 상징물.

    ‘남산… 타워.’

    찾았다.

    앵커의 위치를.

    그 순간, 지한의 의식이 현실로 거칠게 튕겨져 나왔다.

    “커헉!”

    그는 무릎을 꿇으며 피를 토했다. 눈, 코, 귀에서 피가 흘러내려 엉망이 된 그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막 돌아온 악귀 같았다.

    “지한!”

    수연이 달려와 그의 몸을 부축했다. 그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찾았어…?”

    그녀의 절박한 물음에, 지한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도시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남산… 서울 타워…”

    지한의 입에서 나온 장소에 수연의 눈이 커졌다. 텐트 안에서 통신을 통해 모든 것을 듣고 있던 국장과 책임자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앵커는… 그곳에 있어. 예언의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말을 마친 지한은 그대로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수연은 쓰러진 그를 잠시 내려다보다, 이내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자신의 이어피스를 고쳐 쓰며,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목소리로 명령했다.

    “여기는 지원팀장 이수연. MDRT 전 현장 요원에게 알린다.”

    그녀의 목소리가 통신망을 타고 흩어져 있는 모든 요원에게 전달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앵커 파괴. 목표 지점, 남산 서울 타워!”

    “지금 즉시, 기동부대는 장비 챙겨서 출발한다. 3분 주겠다. 실시!”

    수연의 명령에 죽은 듯 침체되어 있던 현장이 폭발하듯 활기를 되찾았다.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차량의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스크린 너머에서 무어라 외치는 작전부장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라그나로크의 첫 번째 예언을 멈추기 위한 싸움이, 지금 시작되고 있었다.

    이 게시물을..
    N
    0
    0
    • EPISODE 4. 얼어붙은 도시를 가로질러주인장
    • EPISODE 2. 거대한 뱀의 그림자주인장
    • 주인장 1
      주인장
      안녕하세요.
      취미로 개발하고 싶은 ivLis 입니다!

    주인장 님의 최근 글

    홈킷으로 PC 전원 제어하기 17 2025 09.12 카카오톡 광고 차단하기 (+ 카톡과 동시에 실행시키기) 20 2025 09.12 웹툰뷰어 ivViewer 시놀로지 설치 가이드 11 2025 09.12 ivViewer Extra - 웹툰 뷰어 애드온 10 2025 09.12 ivViewer 웹툰 뷰어 - 다운받은 웹툰을 쉽고 빠르게! 1.2.5 19 2025 09.12

    주인장 님의 최근 댓글

    작성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의 서명작성글 감추기 
    • 댓글 입력
    • 에디터 전환
    댓글 쓰기 에디터 사용하기 닫기
    • view_headline 목록
    • 14px
    • EPISODE 4. 얼어붙은 도시를 가로질러
    • EPISODE 2. 거대한 뱀의 그림자
    • 목록
      view_headline
    × CLOSE
    전체 신화재해처리반 4
    기본 (4) 제목 날짜 수정 조회 댓글 추천 비추
    신화재해처리반 정렬 검색
    4
    신화재해처리반
    EPISODE 4. 얼어붙은 도시를 가로질러
    N
    주인장 14시간 전 1
    신화재해처리반
    EPISODE 3. 라그나로크의 첫 번째 예언
    N
    주인장 14시간 전 5
    2
    신화재해처리반
    EPISODE 2. 거대한 뱀의 그림자
    U
    주인장 2025.09.16 - 01:16 8
    1
    신화재해처리반
    EPISODE 1. 저주받은 재능과 종말의 서막
    U
    주인장 2025.09.16 - 01:06 8
    • 1
    • / 1 GO
    • 일상&취미 소설쓰기
    • ivLis Studio
    • 대한민국, 서울
      Seoul, Republic of Korea
    • ivLis STUDI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