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더럽게 못쓰는 인간이기에, 가독성이 매우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스미마셍
그냥 전역 얼마 안 남은 사람의 주저리입니다.
사실 나는 이런 일에 익숙한 인간이 아니다.
물론, 이런 일에 익숙한 인간이 대체 누가 있겠나 싶지만.
나는 운동하고도 거리가 먼 사람일뿐더러, 사회성이 그리 뛰어난 편도 아니기에,
생각 없이 말하고, 내가 옳지 않다고 뭐든 간에 의욕이 떨어지기에,
그리고 남들에게 좋은 사람도 아니기에.
계급 사회에는 더욱 맞지 않는 편이었다.
운동에도 별 관심 없는, 말 그대로의 순살 패티인 인간 그 자체로서
나에게 군대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중학생 때는 내가 5년 정도 있으면 군대에 가야 된다는 사실만으로 잠을 지새우는 날도 있었다.지금 생각하면 대체 왜 그랬나 싶지만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된 무렵, 병무청에서 우편이 도착했다.
와라.
사실 지금까지는 별로 체감 안 됐는데, 종이로 된 통지서를 받고 나니
거북한 무언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 내가 왜 이딴 나라에서 태어나서 내 청춘 18개월을 날려야 하는가
진짜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만 계속하며 신체검사를 받았다.
짧디 짧은 대학 생활에 코로나 때문에 1년은 온라인 강의로 때운 것도 아쉬운데,
2학기는 머릿속에 나 입대 언제 하지 밖에 없었다.
처음 정한 입대일은 23년 1월이었다.
별생각 없이, 1학기 끝나면 군대 가야지 라는 마인드였다.
하지만 날짜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빨리 정한 입대일이 후회되기 시작했고,
결국 난 입대일을 변경했다.
4월로
갑자기 생겨버린 이 잠깐의 시간은,
나에게 많은 생각, 미련, 인연을 정리하기에 충분했다.
연락하지도 않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인스타그램부터 정리했다.
모두 정리하고 보니, 내 학창 시절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정도로 적은 사람들만 남았다.
후회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니었는데,
무언가 잘못하는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던 수많은 것들에.
지금 돌려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닌,
그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던 사소한 일들이었으니까.
머릿속으로는 군대 가기 전에 운동해서 체력을 좀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은 뭘 해도 시간이 아까울 것 같았다.
그저 좋아하던 것, 군대에 가면 다시 하지 못할 것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진짜 이것 저것 다 했다.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서 영상도 올려보고
DIY로 바닥도 깔아보고
이것저것 IOT로 자동화 시켜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자잘구리한 프로그래밍도 실컷 해봤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와버렸다.
입대 하루 전
입대하려는 훈련소가 논산훈련소가 아니고,
대구에 소재한 부대의 신병교육대대였기에
하루 전이지만, 대구로 내려갔고,
예약했던 수성구의 한 호텔에 체크인했다.
부모님은 밥을 먹으러 나가자고 했지만,
지금 밥을 먹으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구별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호텔에서 시켜 먹기로 했다.
근데 진짜 입대로 인한 우울함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감자탕을 수저 빼고 배달해 달라고 해버려서,
호텔 프런트에서 빌려온 나무젓가락 두 개(두 개밖에 없다고 했다)와
칫솔 두 개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아빠 미안
그리고 오지 않을 것 같던 입대일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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